[하이퍼서사] Photo-text montage 광물과 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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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행성에 다양한 광물과 보석이 포함된 것은, 아마도 이러한 의미를 내포하는 것이다. 
첫번째, 이 행성 내외로 보석은 가치를 창출하고 교환하는 화폐의 역할로 실현된다는 것이다. 
둘째, 이 행성 내적으로는 만약 보석이 산출되는 메리트가 없다면 이 행성의 가치를 알아봐주는 외부 존재들이 필요하며, 보석을 행성 바깥으로 수출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먼저 여기 소량의 금이 존재한다. 우선, 이 밑에 박물관이라는 곳에서 제시한 광물에 대한 메타데이터가 나와있으므로 이 피사체가 금이라는 사실을 신뢰하기로 한다. '금이 존재한다'라는 정보 자체는, 한번 검증이 되었다면 수학적으로 무한히 언급될 수 있다. 또한, Au라는 화학정보 역시 아주 소량만 존재하더라도 몇번이고 언급될 수 있다.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이 사진 속 금의 양을 제한하지 않고 무한정 사용할 수 있을까? 이 금의 양은 도대체 얼마나 될까? 
 사진 속에서도 이 금에 해당하는 픽셀들은 유한하다. 즉, 이 금은 한 번 어떤 용도로 소비하고 나면, 실제로는 다시 무한정 다시 생겨나지는 않는다. 따라서 이 금의 양은 유한하다고 상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 금의 양을 얼마정도로 상정할 수 있는 것일까? 사진의 크기 역시 컴퓨터 상에서 무한정 늘일 수 있다. 하지만 행성을 만들기에 적합한 크기로 어떻게 상정해볼 수 있을까? 이 문제를 해결해야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같은 사진 속 다른 광물들에 비해 금은 양이 적기 때문에, 희귀한 것이 가치가 높아진다는 기본 원칙에 따라 내가 만들 행성에서도 금은 고귀한 가치를 지닐 것이라는 점이다. 금을 순환시키는 메커니즘 역시 필요할 것이다. 





     

 보석은 SiO2를 함유하고 있는 대부분의 보석과 아닌 것으로 나뉜다. 사파이어나 투어멀린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 투명하고 견고한 유리질 크리스탈 감성은 모두 규소질이 만드는 것이다. 

 이 위에 배열된 자수정, 브라질 산 아게이트, 마다가스카르 산 연수정, 인도 산 재스퍼, 브라질 산 황수정 역시 이름과 그 색만 다를 뿐 그 성분은 SiO2, 규소질로 같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세계관의 기반이 될 SiO2가 많이 확보되었다는 뜻이고, 그러므로 시설만 갖추어져 있다면 다양한 종류의 보석을 인공 합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 재료들의 색이 달라지게 만든 소량의 화학 성분이나 화학식 역시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과연, 지구에서의 관점처럼 이 규소질 광물들을 전부 보석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를 고민해보아야 한다. 특히, 다른 광물 요소들의 종류와 양을 전부 확보해둔 다음, 그 안에서 비교하여 양을 순위를 매길 필요가 있다. 그리고 가장 적은 것이 가장 높은 값어치를 지니게 될 것이다. 광물의 양을 전부 일정한 수를 곱해 비율을 맞춘다음, 그 안에서 크기를 조절하거나 늘일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 위의 옥과 수정들을 사용해서 만든 장신구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이 보석들은 부가가치를 만들어낸다. 논의 1에 따라, 내가 알고 있는 이 장신구들의 의미를 배제한 이 사물들의 의미나 가치를 정의해본다면, 어쩌면 지구와 유사하게도 잉여가치인 심미적인 욕망이 중요하게 발현되는 사회임을 암시하는 발명품일 것이다.


추가로, 이 사진 속 요소들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다음과 같은 문제들을 해결해야만 했다. 

1. 사진 속 요소들을 어떻게 볼 것인가? 즉, 실제 세계 속에서 받아들여지는 유효한 개념을 연장한 시야로 분석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행성의 재료로서만 볼 것인가: 

예를 들어, 나는 위 요소들 중 광물 전시물들에 붙은 캡션에 대해 정의내려야 할 필요가 있다. 나는 실제로 기능하는 행성을 창조해야 한다는 임무가 주어졌기 때문에, 최대한 검증된 재료 정보를 추구해야만 한다는 의무가 있다. 곧 하나의 행성의 구성요소가 될, 각각의 재료들에 달린 캡션이 그 재료의 성질에 대해 보증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진만 놓고 본다면 그 정보가 믿을 만한지, 아닌지를 증명할 수 없다. 즉 이 상황에서는 현실과 관련성을 가지는 '박물관에서 찍은 사진'이라는 기억만이 권위를 부여하게 된다. 따라서, 이 재료들을 엄밀하게 확인하기 위해 내가 실제로 사진을 찍었을 때의 기억을 활용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엄밀하게 적용할 필요가 없는 경우가 훨씬 많다. 따라서 상황에 맞게 판단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내가 사진을 찍은 의도나 사진에 대해 갖고 있는 기억을 잊는 게 유리하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 하지만 주변 맥락이 필요한 상황일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해당 기억을 부수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앞으로도 이 결정을 일관되게 적용하기로 한다.  


2. 이 사진에는 특정 주제를 상기시키는 암묵적인 코드가 있는가? 

:  없다. 이 사진을 찍을 때, 귀중한 보석이기 때문에 이것들을 갖고 싶다라는 의도는 없었다. 그저 신기해서 찍었을 따름이다. 보석이라고 해서 무조건 스투디움의 코드만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그냥 다채로운 색감을 향한 경이로움과 저장하고 싶은 순수한 개인적 동기만이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게임 속에서 사진을 선택하고 난 이후의 상황이다. 내가 이 광물과 보석 사진들을 택한 이유는, 값어치 많은 보석이기 때문이 맞다. 즉, 스투디움적 코드를 보고 택한 것이었다. 

그럼 사진에 대한 두 가지 입장 중 무엇을 취해야만 할까? 비단 이 경우뿐 아니라, 설령 사진들을 마주하다보면 이렇게 찍은 원래 의도와 사진텍스트 몽타주 게임이라는 맥락에서 사진을 택한 의도가 서로 상충되는 경우를 만나게 될 텐데, 나는 두 의도 중 무엇이 진짜 내가 사진을 바라보는 입장이라고 택해야만 하는 것일까? 

결론으로는 논의 1과 비슷한 맥락에서. 주변 맥락이 필요한 경우에만 사진을 처음으로 찍은 의도를 택하고, 기본적으로는 이 게임 상에서 이 사진에 두고 있는 의도를 기준으로 사진 속 요소들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을 내렸다.


일단 이 정도로 '광물 및 보석' 폴더에 관한 논의는 마무리하기로 한다.  






스토리텔러: 구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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