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서사] photo-text montage 연못
우리는 2년 전부터, 우주가 확장되는 순간을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우주를 확장시킬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특히, 나는 개인적으로 누군가 독창적인 상상을 했다면 그 상상의 크기만큼 우주 역시 확장된다고 굳게 믿어왔다.
그런데 그것은 우주 전체에 통용되는 답이 될 수 없었다. 만약 역사 속에 그 상상을 한 또 다른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이 먼저 상상한 내용 만큼 지평을 열어놓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니, 애초에 그 상상이 가능한 것조차 사람들의 그러한 자유로운 상상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우주의 어마무시한 인프라 때문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인간이 하는 상상이란 실은 그 상상이라는 것조차 가능하게 만들었던 우주의 엄청난 설계도의 경우의 수의 한 조각과 닿았던 것일 뿐인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우리 우주에 홀로그램으로 존재하면서 움직일 수 있는 수가 이미 모두 정해져 있지만 그 수가 너무나도 커서 그것을 무한하다고 보고 있는 건 아닐까?
하지만 전체 역사의 크기가 느는 것에 영향을 주는 것과는 별개로, '내'가 그 상상을 한 경우는 유일무이하다. 그런 소수의 경우는 어떻게 치부해야 하는 것일까?
우리는 그 답을 이렇게 보고 있다. 그것은 전체 역사와는 달리, '나', '너', '우리', 혹은 지구, 생명체, 하나의 단체 등 모든 한정된 단위로 갈라져서 그 위에 생성된 부분적인 구성물들의 역사이다. 전체 역사가 '강'이라면, 이렇게 전체와 구분되어 셀 수 있는 독특한 단위들이 그것만의 독자적인 역사와 패러다임, 넘어야 할 문턱으로 이루어진 생애주기를 내포하고 있는 경우를, 우리는 '연못'이라고 칭하고자 한다.
연못의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사람의 인생이다. 그러한 연못의 낱장은 하루, 우리의 말로 한다면 '사진'이다.
우리는 한 사람의 연못이 포함하고 있는 정보량이 무한하다고 믿어왔다.
적어도, '강'이 내포하는 무수히 많은 재료와 가지들이 연못 안에도 있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 연못은 우주와 비슷하게, 유한집합일까, 혹은 무한집합일까?
'연못'은 '강'의 상위어일까, 하위어일까?
무엇이 강과 연못의 차이를 만드는가?
만약 연못 안에서 무수히 많은 흐르는 강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면, 연못의 낱장인 '사진'은 연못이 될 수 있을까?
지금부터 우리는 이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프로젝트를 통해 하나씩 발견해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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